- 신용카드·오토론 부실->실물위기 가중->2차금융위기 발발
- 미 정부, 금융기관 구제 포기 대신 소비자구제 돌아선 배경
- 피치 "가능성 낮지만 실업률 상승하면 감당못할 것"
미국의 두번째 금융위기가 오토론과 신용카드에서 터진다?
미국 정부가 13일 신용카드, 자동차할부금융 등 소비자신용부문을 집중 지원하는 방향으로 구제금융정책을 급선회, 그 배경에 의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금융회사들은 숨통이 트인 반면 실물경기의 급속한 침체와 소비심리 급냉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헨리 폴스 미 재무장관은 “시장의 상황이 변했다”고 말했다.
가계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용카드와 자동차할부금융회사들의 부실이 실물경제를 악화시켜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피치(Fitch)는 “실업률 상승이 변수지만 신용카드 등에서 금융위기가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 카드 오토론 부실우려 커져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신용카드사들이 10월 중 카드매출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 실적이 전무하다고 보도했다.
카드사들은 작년 10월에는 171억달러어치의 ABS를 발행했다. 메릴린치 집계에 따르면 오토론을 담보로 발행하는 ABS 시장도 크게 위축돼 10월 중 오토론 ABS 발행 실적이 5억달러에 불과했다.
현재 카드매출 ABS 발행 잔액은 3563억달러, 오토론 ABS는 1990억달러, 학자금대출 관련 증권 규모는 2562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카드 및 오토론의 부실이 급증할 것을 우려해 투자자들이 관련 ABS 매입을 꺼리는 데 따른 현상이다.
무디스에 따르면 카드사 빚을 제때 갚지 않는 고객들이 급증하면서 지난 8월 카드사의 손실률이 6.82%까지 높아졌다. 현재 미국인들이 갚아야 할 카드 빚이 8500억달러다.
신용카드업체들은 고객들이 카드 빚을 제때 갚지 않자 올 상반기에만 210억달러의 부실을 상각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말까지 550억달러의 부실을 추가로 상각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투자자 기피로 자본시장 마비
오토론 ABS는 유가상승으로 미국에서 많이 팔리는 SUV등 대형차의 중고차가격이 하락하면서 손실이 증가할 전망이다.
오토론의 기초자산이 되는 SUV 등의 중고차가가격의 손실정도가 커지고 있어 오토론의 담보능력은 하락하고 있다.
즉 실업으로 소비자의 재무능력은 떨어지는 데 오토론의 자산가치도 하락하는 문제가 점쳐지는 것이다.
향후 미국의 자동차시장은 엄청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특히 SUV나 트럭을 중심으로 7년만에 최대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 금융시장의 투자자인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투자를 기피하면서 차환이 어려워지고 자본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게 됐다.
신용카드 ABS의 경우 상각률이 6.5%로 낮은 수준이지만 연말까진 적어도 7%로 상승할 전망이다.
피치는 “주택가격하락과 서브프라임모기지의 충격은 ABS차주들에게 재정적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피치 "실업 못 막으면 '非 모기지'전염 감당 못할 것"
현재까지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비(非) 모기지로 직접적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현재 신용카드의 지급률이나 초과수익률은 견조해 손실을 감당하기에 충분하다는 게 피치의 분석이다.
또 하원이 신용카드 발행사들이 리프라이싱하는 것을 규제하는 반면 소비자에게는 친화적으로 움직일 계획인데다, 새로 들어설 오바마의 민주당 정권이 소비자친화가능성이 높아 심각한 문제는 막을 수 있을 전망이다.
피치는 신용카드 ABS의 등급전망은 안정적, 프라임오토론도 안정적, 오토리스나 서브프라임오토론만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손실을 정리하기보다 신용을 강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튜어트 제닝스 피치 EMEA 구조화금융리스크 책임자는 “자동차 ABS손실률, 신용카드 ABS 상각률, 실업률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현재는 서브프라임모기지의 부실이 비모기지로 전명될 가능성은 적지만, 실업률의 향방에 따라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